내 걸음이 닿기 전 멈추는 법

우리는 종종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로 충고를 정당화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 약이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듣는 이를 위축시킨다면
그것을 과연 ‘선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진짜 선의(善意)는 내 의도에 있지 않고 상대의 마음에 있다.
내가 옳다고 믿는 말도 상대에게는 날카로운 칼날일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말일수록 더 정성스럽게 ‘포장’해야 한다.

듣는 이의 성향을 살피고
상대가 아픈 부분을 건드리지 않도록 배려하며
고운 말로 감싸 전하는 것.
그것이 상대를 향한 진짜 배려이고 나를 위한 최소한의 품격이다.

예쁜 말은 위선이 아니라 존중이다.
말은 나를 드러내는 창(窓)이자
상대와 나 사이를 잇는 다리다.

하지만 모든 말을 굳이 다 건넬 필요는 없다.
세상엔 언어가 닿을 수 없는 마음의 영역이 있고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침묵하는 게 좋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그 침묵은 외면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는 또 다른 언어다.

말 한마디가 다리를 무너뜨릴 수도 있고
더 단단하게 이어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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